오늘은 월요일인데, 미국 기념일 중 하나인 노동자의 날(Labor Day)이여서 학교에 가지 않았다. 지난주 토요일 아침에 Heidi에게 노동자의 날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Is Labor Day big deal for Americans?"

"Yeah, I guess. Usually, they don't have a work that day, and students don't need to go school. We can get three days weekend!"

"Ha, that is true. Then, is that on Monday every year?"

"Yes, first Monday of September. This year, it is kinda late."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노동자의 날이 국가 휴일이라는 점에서 신기했고, 조금 부럽기도 했다. 지금은 내가 그 휴일을 누릴 수 있으니 좋다. 노동자의 날을 포함한 이번 주말(Labor Day weekend)에는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다. 3일간 있었던 내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토요일 저녁에는 많은 이웃들이 모여서 Labor Day파티를 했다. 날씨가 따뜻하고 좋았기에, 우리 집 뒤에 있는 도로와 옆집 차고를 이용해 음식과 의자들을 갖다 놓고 야외에서 저녁을 같이 먹었다. 큰 그릴 두 개를 갖다놓고, 몇몇 남자 어른들이 스테이크와 햄버거용 고기, 핫도그 소시지 등을 만들었고, 이웃들이 조금씩 싸온 샐러드, 간식, 음료들과 함께 같이 먹었다. 한가한 토요일 저녁시간을 이용해 몰랐던 이웃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었던 일들을 서로 나눌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특히 우리 동네에는 어린 아이들이 많은데, 어른들이 의자에 앉아서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아이들은 작은 잔디밭에서 같이 놀았다. 유독 그 날 배가 고파서 핫도그와 과자를 많이 먹고 나니 속이 거북했다. 어른들과 얘기를 하다가, 소화를 할 겸 아이들과 같이 뛰어놀았다.

"You know what? You're really good at playing with kids. I appreciate that."

3살 정도의 남자아이가 있는 앞집 아저씨가 아이들과 놀고 있는 나를 잠깐 불러서 말했다. 뭐, 나는 어린 아이들을 놀아주는 것을 좋아한다. 직접 어른들로부터 그런 소리를 들으니 왠지 기분이 좋아졌다. 내 동생도 어떻게 그렇게 오랜 시간동안 아이들과 놀아줄 수 있냐고 놀라는 투로 말했다. 곧 누가 나에게 baby-sitting을 부탁할 것 같다.)

주일날 낮에는 지금은 이혼한 아빠 Mark가 동생들과 나를 데리고 영화관에 갔었다. 영화 ‘G. I. Joe'를 같이 보았는데, 한국 배우가 등장하는 영화라 더 인상 깊게 보았다. 배우들이 하는 영어대사를 집중해서 열심히 듣고 있는데, 어설픈 한국말이 갑자기 들려서 재미있었다. 영화가 끝나고 그 악당이 한국인이었다고 동생들에게 자랑스럽게(?) 말했다.

그 날 저녁에는 친구 집에 초대를 받아서 놀러갔었다. 나 말고 10학년 남자애도 있었는데, 같이 저녁을 먹고 늦은 시간까지 놀았다. 아마 내가 기억하기로, 다른 친구 집에서 자보기는 처음이었다. 비디오게임을 했고, DVD를 빌려 영화도 두 편 봤다. 내 친구들은 주로 16, 17살이고 운전을 할 수 있어서, 같이 놀기가 편하다. 친구들이 자기 차를 몰고 돌아다니는 걸 보면 나도 빨리 운전을 배우고 싶다. 새벽 늦게까지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하다가 잠에 들었고, 아침 늦게 일어났다. Heidi가 아침 11시에 나를 데리러 오셨고, 부스스한 몸을 이끌고 집으로 왔다. 좋은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이상하게 비디오게임을 하면 정말 어지럽다. 그런 나를 보며 친구가, "Man, you are so screwed"라고 놀렸다.

그렇게 오늘 아침 집으로 와서 바로 1시에 하는 야구경기를 보러 갔다. 낮에 하는 경기였고, 얼마 전 우연히 싼 티켓을 여러 장 구해서, 가족들, 옆집 아주머니와 아들 Sam이 같이 갔다. 내가 사는 곳이 Kansas City이기에, 야구장에 갔다는 것은 Royals의 경기를 보고 왔음을 의미하는데, 솔직히 요즘에는 가장 못하는 팀들 중 하나이다. 또한 오늘 경기가 꽤나 잘하는 팀인 LA Angels와의 경기여서 정말 기대 안 하고 갔다. 그런데 예상외로 우리 팀이 경기를 잘 했고, 결국 6대 3으로 깔끔한 승리를 거둬서 기분이 좋았다. 또 재미있었던 것은 경기 중간에, 직원들이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핫도그를 던져주는 시간이 있었는데, 그걸 잡았다. 돈을 쓰지 않고도 허기진 배를 채울 수 있었고, 지금 생각해도 내 자신이 너무 자랑스럽다. 하하. 좋은 경기였고, 가족들과 모처럼 좋은 시간 보낼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아 이제는 내일 학교 갈 준비 해야겠다.

- Sep 7,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