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그냥 몸이 많이 힘들다. 아침에 일어날 때도 괜히 혼자 늑장을 부리게 되고, 숙제나 공부도 그냥 하기가 싫어진다. 책상을 정리하고, 한 주간 계획을 세우고, 공부를 하려고 시작하면 마음이 아닌 몸이 자꾸 침대를 원한다. 그래도 하나님께 혼자 열심히 기도를 하면 잠시나마 걱정을 잊고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다. 지금 이 힘든 기간을 겸손하게 잘 이겨내면, 주님께서 더 큰 기회를 주실 것이라 확신한다.

공부를 하러 가족과 친구들을 떠나 먼 나라로 온 것이기 때문에, 때때론 외로움을 느끼고, 한국에서의 삶이 그리워지곤 한다. 이젠 고2나 됐으니 어른스러워져 보려 혼자 노력은 하지만, 가끔은 아이처럼 부모님이 보고 싶어진다. 가족이나 친구들과 전화를 하고 이메일을 주고받으면, 왠지 잠시나마 한국에 가 있는 기분이 들고, 나를 응원해주는 이들이 있음을 느끼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렇게,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한국에 있는 가족, 인지들과 연락을 하는 것은 교환학생 생활에 활력소(?)이다.

한국에 있었을 때는 많이 이용하지 않았지만, 미국에 와서 그 중요성을 느끼게 된 이메일. 교환학생 초기, 핸드폰을 사기 전까지는 가족들과 이메일로 소식을 많이 주고받았다. 요즘에는 한국으로 전화를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메일로는 미국에서 찍은 갖가지 사진들을 보내는 용도로 쓴다. 요즘에는 꽤나 큰 용량의 파일도 메일을 통해 어렵지 않게 보낼 수 있어서, 사진들 통해 생생하게 서로의 얼굴을 볼 수 있다. 나는 미국에 오기 전부터 호스트 맘인 Heidi와 메일을 주고받았었고, 아빠는 아직도 메일로 서로의 안부를 전하고 계신다. 영어로 편지를 쓰는 것이 시간이 오래 걸리고 처음에는 머리 아픈 일인 것은 사실이지만, 호스트 가족과 접촉할 때는 제일 좋은 방법이다.

전화를 걸 때는, 교환학생을 위한 국제전화카드가 있고, 집에서 가져온 화상전화기가 있다. 미국에서 몇 달 전에 핸드폰을 싸게 구입한 후로는 전화카드 사용이 간편해서 많이 이용했었다. 회사 전화번호와 카드번호를 입력하면, 돈이 카드에 기록되기 때문에 공중전화에서도 동전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오래 통화를 하거나, 받는 사람이 핸드폰을 사용할 경우에는 돈이 생각보다 많이 나오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아빠가 전화관련 회사에서 일하시기 때문에 화상으로 전화할 수 있는 전화기를 가져왔다. 이런 저런 문제로 나는 이 전화기 때문에 많은 고생을 했지만, 제대로 된 전화기를 구입했다면, 무선이나 유선인터넷을 이용해 한국으로 화상전화를 할 수 있다. 좋은 점은, 이 전화기는 인터넷으로 전화를 하는 것이라 미국에서 전화를 써도 국내전화요금으로 계산된다는 점이다. 호스트 가족의 허락을 받고 집에 설치해 둘 수 있다면, 싸고 쉽게 화상전화를 할 수 있으니 좋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사실 전화를 하면 돈이 든다. 만약 가지고 있는 노트북과 집 컴퓨터에 웹캠이 설치되어 있다면, 화상채팅이나 대화를 할 수 있는 웹사이트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는 이용해본 적이 없지만, 세계적인 사이트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요즘에는 외국에 방문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한다고 들었다. Skype가 대표적인 사이트인데, 얼마 전에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Skype를 이용해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보았다. 이처럼, 인터넷에 찾아보면 돈을 들이지 않고도, 얼굴을 보면서 가족들, 친구들과 연락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사용해 본 적이 없어서 짧게만 소개했다.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으신 할아버지는 가끔씩 손수 장문의 편지를 써서 보내신다. 계속 받기만 하다가 얼마 전에는 나도 답장을 써서 보냈다. 봉투 속에는, 호스트 어머니의 영어로 된 짧은 안부편지(할아버지, 할머니 성함은 특별히 한글로 쓰셨다. 오히려 영어 필체보다도 더 잘 알아볼 수 있도록!)와 내 번역본도 같이 넣어서 보냈다. 우체국에 가서 우표만 사면 생각보다 싸게(1달러 내외) 직접 쓴 편지도 보낼 수 있어서, 할아버지, 할머니께 안부의 편지를 드리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편지를 받아보신 할아버지, 할머니께서는 너무나 감동하셔서 눈물을 지으며 여러 번 편지를 읽으셨단다.

지금까지, 미국에 있으면서 한국으로 연락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을 설명했다. 내 호스트 어머니께서는 한국으로 전화를 거는 것에 대해 너그러우셔서, 나는 자유롭게 전화를 할 수 있지만, 가게 될 집에 따라 제한을 두는 부모들도 꽤 있을 것이다. 가족들, 친구들이 그리운 것은 이해하지만, 룰을 어기면서 집안 식구들과 얼굴을 붉히는 일은 없길 바란다.

- Oct 21, 한국이 그리울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