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중･고등학교는...

  미국 학교에서의 학년, 학기 구분은 한국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큰 차이 중 하나가, 미국에선 중학교가 2년, 고등학교가 4년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이다. 학교에 입학하는 나이는 똑같지만, 새 학년은 가을에 시작하며, 한국에서의 2학기제와 다르게 4쿼터가 한 학년을 이룬다. 이 정도는 이 글을 읽는 사람들도 어느 정도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번엔, 학년 구분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써보려 한다. 교환학생을 준비하는 학생이라면, 중, 고등학생일 테니 유치원(Kindergarten)과정과 초등학교(Elementary School)는 생략하겠다.

  중학교는 Middle School이나 Junior High School이라고 부르며, 7~8학년(만12~14살)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국에서 영어 단어를 외울 때는 보통 Middle School이라고만 하지만, 두 번째 단어도 많이 쓰인다. 우리나라는 중학교, 고등학교가 각각 3년씩이라 확실히 구분된 느낌이 드는데, 미국 중학교는 뭔가 끼여 있는 느낌이랄까; 그냥 이름 그대로, 작은 고등학교이다. 운동부를 할 때도, 주로 고등부 위주이기 때문에 중등부(Junior Varsity)는 규모가 작다. 연극이나 뮤지컬 등을 할 때는 중, 고등학생이 같이 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럴 때에도 주로 중학생 아이들이 단역을 맡는다. 또한 2년이면 학교가 끝나기 때문에, 중학교 졸업식은 그리 크지 않다고 한다.

  9학년(만14~15살), Freshman이라고 한다. 드디어 고등학생이 되었다. 미국 고등학교는 Senior High School이라고 한다. 이제부터 치르는 학교 내 시험은 미국에서의 ‘내신’개념인 GPA(Grade Point Average)로 환산되어 기록에 남는다. 한국에서 중3이나 고등학생이 되면, 대학교를 준비하는 일에 시간을 보내면서 여유가 많이 없어지지만, 미국 9학년들은 아직 여유가 많다. 고등학교 운동부(Varsity)에 새로 들어가고, 고등학생들만 할 수 있었던 다른 활동들에도 참여한다. 물론 아직은 선배들이 많아서, 실제로 경기나 공연을 할 기회는 상대적으로 적을 테지만 말이다.

  10학년(만15~16살), Sophomore라고 한다. 내가 속해있는 학년이기도 하다. 이제 고등학교 생활도 많이 안정이 되었고, 고등부 활동을 할 때도 점점 위치를 잡아간다. 내가 들은 바로는 10학년 말 쯤 되면 미국 대학교 시험인 SAT, ACT를 경험삼아 보고, 나름 미래를 준비한다고 하는데, 내 친구들은 아직, 별 생각이 없나보다... 참고로, 미국에선 15살이 되면 부모 동반 운전이 가능하며, 16살에 운전면허증을 딸 수 있기 때문에, 같은 학년 중에서는 차를 모는 아이들이 많이 있다. 고등학교에는 큰 주차장이 있어서, 선생님과 학생이 같이 주차를 하는데, 등하교 할 때도 훨씬 편해진다. 고1들이 운전을 하는 걸 보면, 왠지 모르게 좀 불안하기도 하지만, 사실 부럽다.

  11학년(만16~17살), Junior라고 한다. 대학을 준비하는 시간도 이 때일 것이다. 미국에서 대학교 시험은 한국의 수능과 다르게, 신청을 해서 보는 방식이며, 여러 번 치를 수 있다. 개인에 따라 다르겠지만 3~4번 정도 본다고 하는데, Junior때 많이 치른다고 한다. 내가 많은 Junior를 아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공부하는 것은 다른 학년과 비슷하다. ^^;

  12학년(만17~18살), Senior라고 한다. 이미 시험도 웬만하면 다 치렀고, 이젠 대학 Apply하는 일만 남았다. 물론 학교 내 시험은 계속 점수화되기 때문에 열심히 봐야 한다. 한국은 고3 말에 수능을 한 번만 보기 때문에, 3학년이 수능 준비로 많이 힘든 기간이지만, 미국에선 오히려 가장 즐거운 시간 듯하다; 운동부에서도 Junior나 Senior가 주를 이루어 경기를 한다. 특히 운동부 시즌 마지막 홈경기 때는, 학생들이 많이 와서 은퇴하는(?) Senior들을 응원해 준다. 무대에 서는 일에도 마지막 해이니 만큼 중요한 역할을 많이 맡는다. 또 좋은 점이 일 년에 한 번이지만 우리 학교에서는 ‘Senior Day'라는 것이 있어서, 그 날엔 학교를 안 가도 된다. 이렇듯 미국 고3들은 즐겁게 지낸다.

  이렇게 하면 고등학교 생활도 끝이 난다. 참고로 한국 학생이 미국으로 올 때는 주로 반 학기를 뒤쳐지게 들어가는데, 그러다 보니 생일이 3~7월인 아이들은 같은 학년 아이들과 나이 차이가 나게 된다. 우리 학교에 있는 두 한국 학생도 그렇다. 또 알아두어야 할 것은, 미국 고등학교 학생들이 학년을 말할 때, Freshman 등으로 말을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 있을 때는, 이 명칭이 4년제 대학교에서만 쓰는 줄 알았는데, 고등학교도 4년이다 보니 편의상 같이 사용하나보다. 나는 Sophomore이다. 어느 학년으로 들어가게 되는지는 모르지만, 미국에 와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기를 바란다.                    
-Apr26,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