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청소년들이 돈을 버는 일이라고 하면, 음식점에서 배달을 하거나 편의점 등에서 물건을 파는 일 정도이다. 또한 남는 시간이 많이 없고, 일을 구하기도 쉽지 않아서 사실 나는 한국에서 한 번도 스스로 돈을 벌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아기 돌보기(baby-sitting)’이다. 나는 지금까지 대여섯 번 일을 받았고, 지금까지 총 100달러가 넘는 돈을 벌었다. 돈이 궁한 교환학생 신분으로는 꽤나 짭짤한 수입이었고, 재미있는 경험이었다. 이번엔 아기 돌보는 일과 그 외에 돈을 벌 수 있는 몇 가지 방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이런 일들은 사실 의뢰가 들어와야 할 수 있지만, 나는 이웃에 정신장애가 있는 초등학생 남자아이, ‘Spencer’를 돌보는 일을 우연히 맡았다. 한국에서도 집 근처 ‘우성원’이란 곳에서 봉사활동으로 장애인 분들을 도와드린 적이 있기에 장애인 아이를 돌보는 일은 나에게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내 동생들을 비롯한 다른 아이들은 그 아이를 돌보기를 꺼려했기 때문에 내가 하겠다고 자원했다. 일반 아이들보다는 조금 더 힘든 것이 사실이므로 시간당 돈도 더 많이 받는다. 보통 정상 아이들을 돌보면 시간당 5달러에서 많아도 10달러를 받지만, 나는 시간당 10달러에서 15달러까지도 받는다.

  아기 돌보는 일은 때에 따라 아주 쉬울 수도 있고, 힘든 일이 될 수도 있다. 시간 내내 영화나 TV를 보는 일이라면 어렵지 않고, 아이가 잠들어 버린다면 개인적인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Spencer는 나와 같이 공놀이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1시간 내내 놀아주려면 좀 지친다. 그래도 하루는 1시간 내내 침대에 앉아서 TV만 본 적도 있다. 시간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면서 돈을 벌 수 있으니 나는 아기 돌보는 일을 좋아한다. 내 사촌동생뻘 되는 여자 아이를 3시간 정도 돌봐준 적도 있다. 지금은 일주일에 2번, 1시간씩 Spencer를 돌보는 일을 꾸준히 하고 있다.

  나는 해 본적이 없지만, 다른 집의 잔디를 깎아주고 돈을 벌수도 있다. 이곳에선 웬만하면 집집마다 개인 마당이 있는데, 힘을 쓸 마땅한 인력이 없는 경우에는 돈을 주고 일을 시키나 보다. 내 이웃에는 거의 젊은 사람들만 살아서 나는 이 일을 해보지 못했다. 돈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 집 마당 잔디는 주로 내가 깎는다. 기계가 있기 때문에 작동하는 법만 안다면 그리 힘든 일은 아니다. 2, 3주에 한번 꼴로 깎는데 지금은 여름이라 일을 하기에 좀 덥긴 하다.

  여름방학이다 보니 며칠간 가족 여행을 떠나는 집들이 많다. 이 때 문제는 애완동물들이다. 때에 맞춰 밥을 주는 일, 바깥에 나와 바람을 쐬게 하는 일을 하고 돈을 벌수도 있다. 물론 동물을 전문 시설에 맡길 수도 있지만 돈을 아끼기 위해 아는 사람에게 부탁하는 일도 많다. 얼마 전에 옆집에 사는 가족이 5일 정도 여행을 갔었는데, 내 동생이 그 집 고양이 밥을 주는 일을 했고, 25달러를 받았다.

  음식점 같은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도 있지만, 영어가 유창하지 않은 이상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한 것들은 교환학생들이 도전하기에 쉽고, 돈까지 벌수도 있으므로 좋다. 사실 그 정도의 일을 하고 돈을 받는다는 것이 우리나라 정서에는 좀 이상할 수도 있겠지만 미국 사람들은 돈 계산에는 철저하므로, 여기서는 오히려 이런 일을 하고 돈을 받지 않는 것이 더 이상한 일이다. 아이들과 즐겁게 놀고, 돈을 받을 때 고맙다고 한 마디 정도 한다면 좋은 baby sitter로도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고, 진학이나 사회생활을 시작할 때에도 좋은 이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좋은 것은 여기서 줄곧 도움을 받아야 하는 내가 오히려 누군가를 도왔다는 기쁨이고, 스스로 용돈을 벌었다는 뿌듯함일 것이다.              
- June 28, 20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