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찬의 교환학생 수기 8 - 교환학생의 말기(마지막)

그렇게 암담하고 외롭기만 했던 그 해 겨울을 이겨내고 다시 부활한 내게
시간은 야속하게도 너무 빨리 흘러갔다. 봄이 되고, Prom과 Easter절 등의 행사,
명절을 지내고, Track에서도 학교대표로 지역대회에 진출하고 나니, 시간은
어느덧 5월. Senior들은 졸업과 진로준비에 바빠졌고, 그런 그들을 보면서,
나도 이제 돌아갈 날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실감하기 시작했다.
친구들과 더 가까워 지지 못한 아쉬움과 학교생활을 더 잘하지 못한 후회를
뒤로 한 채 나는 나를 반겨주고 사랑해 주었던 모든 이들과의 작별을 준비했다.
학교의 마지막 날, 동급생 친구들과 한국에서 공수해 온 예쁜 주머니와 볼펜을
선물하고 사진도 찍고, Host Parents가 마련해준 파티에도 초대하고 싶었지만
수학 선생님의 은퇴식과 겹쳐 아쉽게도 그러지 못했다. 하지만, 나와 가장 친했던
2~3명의 Best Friends를 초대해 선물을 교환하며 서로의 우정을 확인했다.
교환유학이 끝난 지 4년이나 흐른 지금의 시점에서 볼 때, 내가 아직까지 전화로
연락 하는 친구들은 모두 이 2~3명의 가장 친한 친구라는 걸 감안한다면,
그리 큰 아쉬움은 없다 하겠고, 내가 좋아했던 아이에게도 떠나기 전, 나도
그녈 좋아했다고 용기를 내 고백하고 선물도 주었으니, 이보다 더 후련하고,
뿌듯한 작별은 없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