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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월 간의 교환학생 생활기(이희재)
  • 글쓴이 HeeJ
  • 작성일 2009-12-10 11:53:13
  • 조회수 790

시간이 참 빠르다. 한국에서 눈물나는 고등학교 생활을 하며 미국갈 날만 기다리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미국에 온지 3개월이 됐다.

처음 미국에 왔을 때는 한국에 다시 돌아갈 날까지 하나도 그립지 않을 줄 알았다. 같이 교환학생 생활을 준비했던 친구가 엄마와 집이 그립다며 울며 전화할 때는 그 친구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고, 10개월이 아니라 10년이라도 가족들과 떨어져 살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요즘은 제법 한국과 가족이 그립다.

 

한국학교에서 영어라면 자신이 있었다. 공부를 잘 하는 편이 아니었지만 영어만큼은 시험공부를 안 해도 95점 이내로 맞았다. 시험보다도 말하기를 더 잘 한다고 자부했었던 것 같다. 친척들이 미국에 다 계셔서 교환학생 이전에 미국에 3번 정도 몇달 다녀온 적이 있었기 때문에 발음만큼은 잘 굴린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왠걸, 그렇게 자부했던 내 혀를 아무리 굴려봐도 아무도 알아듣지를 못 했다. 이것 때문에 몇주 동안이나 충격에 휩싸여 있었다. 문제는 accent 였다. 아직도 이것만큼은 자신이 안 나지만 의사소통이 되는것만으로도 만족한다.

 

두번째 충격은 listening. 미국에 오기 전 영어공부를 정말 안 했다. ´가서 부딪혀 보면서 배우는거지, 무슨 공부야.´하며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이었는지 미국갈 날만 무작정 기다렸다. 한국에서 하던 듣기 테스트가 아니었다. 그것에 5배속에 모르는 단어도 너무나 많았다. 듣고있어도 듣는게 아닌 그런 기분을 하루 왠종일 느끼며 고난의 시간들을 보냈다. 게다가 혀 굴림의 절정체의 미국인을 만나면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게 나의 호스트 아빠였는데 발음도 발음이지만 중저음의 목소리로 부드럽게 말해주시면 나의 왼쪽 귀에서 오른쪽 귀로 언제 말했는지도 모르게 슉 지나갔다. 정말 힘들었던 날들이 지나고 이제는 호스트 부모님이 매일 영어가 정말 많이 늘었다고 칭찬해주신다.

 

학교에서 혼자 밥먹기 싫어 첫 1주일동안 점심을 굶었다. 그리고 어느 날은 용기를 내서 8명이 앉는 테이블에 혼자 앉아 밥을 먹었다. 물론 그 전에 같이 먹자고 물어보기도 했으나 같이 앉아있는 동안의 그 뻘쭘함과 어색함을 이길 수 없어 혼자 먹는 것을 택했다. 혼자 앉아있는데 1분이나 지났을까, 4교시 수업을 같이 듣는 여자아이들 두명이 와 앉아도 되냐고 물었다. 너무너무 고마웠다.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고싶을 정도로 기뻤지만 내색하지 않고 같이 앉아 이것저것 물으며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 그 후로 같이 점심을 먹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더 이상 친해질 수가 없다는 생각이들었다. 항상 둘이서 얘기하고 둘이서 다녔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말도 안 하고 굳은 표정으로 먹기만 했던 것 같다. 그리고 한달 전 학교에 새로 온 친구를 4교시 수업에서 만났다. 독일에서 온 교환학생이었는데 그 전 호스트 엄마가 일이 너무 많으셔서 결국 호스트 가족을 바꾸게 됐다고 했다. 같은 교환학생이라서인지 공감하는 부분도 많고 애 자체가 착하고 재밌는 아이라 하루만에 그 전에 같이 지내던 미국 애들보다도 더 가깝게 느껴졌다. 매일 서로에게 널 만나서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호스트 엄마에게도 매일 이 친구 얘기를 늘어 놓았다. 그런데 친한 친구가 생기니 다른 친구들도 뜻하지 않게 만나고 사귈 수 있게 됐다. 지금은 친구 걱정없이 즐거운 미국 생활을 할수있게 됐다.

 

며칠전에 호스트 동생이 숙제 안 하고 티비만 보다가 엄마에게 꾸중을 듣고 방에 들어가 나오지를 않았다. 그리고 호스트 엄마가 나에게 물었다. 한국에서는 도대체 어떻게 교육을 시키길래 잠도 자지 않고 나처럼 숙제를 해가는거냐고... 할 말이 없었다. 한국 부모님은 다른 부모님들처럼 공부 하라고 강요한 적 한 번 없으셨고 그래서 나도 열심히 하는 편이 아니었다. 한국 학교에서 야자는 나에게 정말 지옥같았다. 그렇다고 야자시간에 공부를 한 것은 아니다. 야자하던 시간 6-11시. 지금 여기와 내가 하는 것은 숙제다. 사실 저것보다 더 오래 할 때도 많다. 아직 내 영어 실력이 모자라 오래 걸리기도 하겠지만 놀라운 변화다. 시간이 문제가 아니라 진정한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는 것이 나는 내가 정말 자랑스럽다.

 

여기와 가장 큰 획득은 이것인 것 같다. 내가 무엇을 잘 하고 무엇을 좋아하는지를 안다는 것. 학기 시작하고 얼마 안 되어서 미술 숙제로 손 그리기를 했다. 그 날 5시간 동안 앉아서 손만 그렸다. 한국이었다면 못 했겠지만 누구 하나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었다. 그리고 다음 날 반 전체 아이들이 와서 한마디씩 칭찬을 해주고 갔다. 어느 날은 판화를 했는데 여러장 찍어서 몇개를 버렸다. 며칠 뒤에 어떤 아이 파일 앞면을 장식하고 있는 내 판화를 보고 피식했다. 자랑스러웠다.

 

여기와 다시 한국에 돌아가기 싫다는 생각을 참 많이도 했다. 학교가 2시 20분에 끝나고 매일이 자유롭다. 한국 친구들이 불쌍하다고 생각한 적도 많다. 하지만 생각이 바뀌었다. 이런 좋은 1년 동안의 경험에 감사하며 7개월 뒤에 한국에 돌아가 열심히 공부해서 한국에서 대학을 갈거다. 전에 볼수 없었던 이런 의지를 찾게 해준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너무 감사하다. 그리고 많은 한국 학생들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해서 많은 것을 경험해보고 더 넓게 볼수 있는 눈을 가졌으면 좋겠다. 아직 3개월밖에 되지 않았는데 벌써 많은 것을 배운것 같아 뿌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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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트 가족들과 Lake Erie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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