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개인의 글로벌’이 중요하다

‘글로벌’.
시대를 관통하는 화두가 아닐까 한다. 1990년대 초 이데올로기의 몰락은 동,서 양 진영으로 나눠 있던 세계를 하나로 만들었다. 인터넷혁명, SNS의 탄생은 지구 반대편과의 소통을 옆집 이웃처럼 만들었다. EU, FTA 등 경제장벽의 제거, 아랍의 민주화 등등 20세기 후반부터 21세기 초반에 이어진 일련의 정치,경제적 변천 또한 ‘글로벌’이라는 한 단어에 꿰어진다.

‘글로벌’은 국가의 글로벌, 기업의 글로벌, 개인의 글로벌로 시대적으로, 단계적으로 고찰될 수 있다. 그전까지 민주화가 화두였으나 김영삼정부 시절 세계화를 외쳤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그것은 우리 국가가 이제 우물안 개구리를 벗어나 세계화로 나아 가겠다는 것을 의미했다. 정부 차원의 아젠다였다. 그래서 OECD에 가입하고 G20에 가입하면서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데 주력하였다.

그로부터 10년 후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화를 외쳤다. 두산은 밥켓을 인수하면서 어느덧 직원의 절반이 외국인이라고 자랑하기도 했다. 글로벌화 하지 않으면 기업의 생존이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 방향이 옳았음이 현실로 나타났다.
2012년 라스베이가스에서 열린 세계가전전시회CES에서 삼성 이건희 회장이 “일본은 이제 많이 지쳤고, 중국은 한국을 따라 오려면 아직은 시간이 좀 걸리겠다”라면서 사실상 승리를 선언했다. 글로벌기업으로 역량을 집중한 삼성이 소니 등 일본 기업을 이긴 것이다.
LG, 현대-기아 자동차도 마찬가지이다. 글로벌시장에서의 경쟁력으로 세계기업이 되었다. 국내 내수 시장은 이제 기업 매출의 일부분일 뿐이다. 심지어 아프리카까지 세계 어디를 가도 한국 기업이 시장의 주력이 되어 있다.

그로부터 한 5년이 흘렀다. 이제 화두는 개인으로 옮아 왔다. 청년실업이 절정이 달하였다고 하소연하지만 글로벌 기량을 완비한 자는 당당히 최고 기업에 취업할 수 있고, 비록 중년에 이르러 명퇴를 걱정하는 40, 50대도 또래에 비해 영어능력 등 글로벌 경쟁력이 있으면 여전히 취업의 기회가 남아 있다.

대학의 입시 지도가 달라지는 것을 보더라도 ‘개인의 글로벌’이 경쟁력 임을 알 수 있다. 2000년대 초반 몇몇 대학부터 시작한 국제학부 전형, 글로벌 전형 등이 지방대학으로 확산되고 선발인원도 대폭 늘어났다. 수능점수에 목을 매고 SKY.서.성.한 식의 대학 서열화야 말로 낡은 고정관념이 되고 있다. 내신이 좀 나쁘더라도 탁월한 영어능력을 구비한 학생이라면 더 나은 대학을 갈 기회가 얼마든지 생겼다. 좀 낮은 대학을 나오더라도 탁월한 영어능력을 구비한 학생이면 취업에 있어 SKY 학생에 절대 뒤지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단 이제 영어능력이 단순회화의 유창함을 말하던 시절은 끝났다. 상대를 설득할 수 있는 논리적이고 깊이 있는 영어가 필요하다.
또한 SKY 졸업장이 있더라도 영어능력이 없으면 안 된다. 학업 이외에 해외체험, 봉사활동, 인턴 경험 등 독창적인 이력이 없으면 감점이다. 또다시 인용하지만 2012CES에서 이건희 회장이 ’창의력, 상상력으로 힘있게 나가자’라고 삼성사장단에 주문한 것이나 스티브 잡스의 인생이 주는 교훈이 모두 그러하다. 21세기는 소프트파워, 창의력의 시대이다.

전 세계가 너무나 쉽게 소통하는 시대가 되었다. 아직도 학연, 지연을 따지고, 명문대를 나오면 인생이 해결된다고 여긴다면 일본 기업 꼴이 나는 것이다. 그런데 ‘개인의 글로벌’은 미뤄두거나 나중에 할 수 있는 한가한 여행길이 아니다. 글로벌화에 있어 중요한 수단인 ‘영어능력’은 청소년기 이전에 갖추어야 하기 때문이다. 20세가 지나면 두뇌의 특성상 네이티브 수준의 능력을 만드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당장 학업에 짓눌려 있는 우리 아이들이 스스로 거시적인 자기 미래를 그리기란 너무나 어렵다. 돈을 물려 줄 것인가? 능력을 물려 줄 것인가? 돈은 한 순간에 사라지지만 능력(경쟁력)은 몸에 붙어있는 것이다. ‘개인의 글로벌’이 무언지 부모가 먼저 느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