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정이의 미국일기 1 - 샌프란시스코 CIEE 오리엔테이션

드디어 출국일! 아침부터 캐리어를 또 뒤집어 엎은 후 인천공항에서 가족과 눈물의 인사를 하고 실장님과 해수, 희수, 동완이와 드디어!! 드디어!! 꿈에 그리던 미국으로 출발했다.

비행기에서는 할 게 정~말 없었다. 무게 제한 때문에 책도 별로 못 가져간 데다가 스크린도 앞에 하나만 있어서 틀어주는 영화 보고 주는 음식 먹고 자고 또 밥 주면 먹고 또 자고의 연속이었다. 정말 사육당하는 느낌이었다...

열 시간의 기나긴 비행 후 샌프란시스코 공항에 내려 입국심사를 받고 짐을 찾아 나가려는데, 뉴욕에서 오리엔테이션을 하는 동완이를 환승장에 데려다 주러 가신 실장님이 오시지 않는 거다.
해수, 희수와 나는 일단 나가서 기다리기로 하고 나오니 CIEE 관계자분들이 팻말을 들고 기다리고 계시다가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셨다. 인상이 굉장히 푸근하신 할머니 할아버지 두 분이 같은 항공편을 타고 도착한 한국 아이들과 중국 아이들을 인솔해서 버스에 태우셨고 우리는 곧 Hilton San Fransisco Airport Hotel에 도착했다.

실장님이 정말 걱정되었지만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스케줄에 따라 CIEE 티셔츠와 네임택을 받고 방을 정한 후 나눠준 샌드위치와 과자, 초콜릿을 먹고 조금 후에 도착한다는 호주 교환학생들을 기다렸다. 
잠시 후에 도착한다는 호주 교환학생 아이들은 상당히 오랜 시간 후에 도착했다.^^ 자연스럽게 일정이 지연되어서 우리는 2시 조금 넘어서 출발하기로 했던 놀이공원에 5시쯤 도착하게 되었다.

Great America라는 이름의 놀이공원은 꽤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었고 CIEE 관계자분들은 저녁을 해결하라며 한 명당 10달러씩 던져주시고 놀이공원에서 자유롭게 놀라고 풀어주셨다. 우리 셋은 사진도 찍고 정말 무서워 보이는 놀이기구도 몇 개 타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후룸라이드 비슷한 걸 타게 됐는데 대기하면서 정말정말정말정말 너무 귀여운 애기를 보았다!!
사실 개성넘치는 언니, 오빠들의 위협적인 눈빛에 위축되어 있었는데 그 애기가 낯선 타국에 온 나의 긴장을 풀어주었다. 게다가 아빠가 정말 훈훈하셨는데 유모차 끌면서 애기가 계속 울타리를 기어오르려고 하니까 no climbing, nononononono하면서 막는 모습이 정말... 훈훈한 부자였다...
후룸라이드 타는 동안 앞 보트에 그 부자가 타고 있길래 봤는데 애기가 보트 앞에 아주 찰싹 달라붙어 있길래 저렇게 하면 많이 무서울텐데 하고 걱정했는데... 결국 다 타고 나서 찡찡찡 울면서 달려나가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ㅋㅋ 우리가 울지 말라고 하니까 do I look like baby??!?!? 하는데 진짜 깨물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귀여웠다. 은팔찌 차고싶지 않아서 관뒀지만...^^...

놀이공원에서 돌아와서 호텔 방에 올라가려는데 로비에서 실장님을 만났다!!
동완이가 결국 비행기를 놓쳐서 일을 해결하시느라 늦게 나왔더니 우리가 없었다고 하셨다. 그래서 계속 방에서 쉬고 계셨다고... 이렇게 슬플 수가 ㅠㅠ

미국은 난생 처음 와보는 거라서 비행기에서 내리면 딱 이국적인 느낌 나고 외국인들만 가득차 있을 줄 알았는데 아직 오리엔테이션 중이라 동양인 교환학생들과 함께 움직여서 정말 미국에 왔다!!는 느낌이 잘 안 들지만 이제 곧 배정된 뉴욕주의 시골으로 가게 되면 '진짜 미국'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그 동안 준비한 것도 정말 많고, 그만큼 기대도 많이 되는데.. 1년간 내가 기대한 만큼 얼마나 잘 생활하고 돌아갈 수 있을지 아직 가늠도 못 하겠다. 적어도 후회하지는 않아야겠지^__^!!

후회없는 교환학생 생활이 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는 내가 되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