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연습은 진짜 말그대로 최악이었다.

쇼가 최악인 게 아니라 애들 상태가ㅠㅠ

새벽부터 비가 주룩주룩 내리더니 오전까지 기온이 쭉쭉 내려갔다.

난 정말 이렇게까지 추울거라고는 상상도 못하고 니트한장에 밴드스웻셔츠만 입고 나갔는데

진짜 풍오는 줄 알았다.

플룻도 완전 얼음장같이 차가워져서 손시려워서ㅠㅠ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만 너무 혼자 열받은 나머지 아나진짜 이거왜해야돼 계속 혼자 한국말하면서

 성질냈는데 누구한테 화낼수도 없고 정말ㅋㅋㅋㅋㅋ오장육부 터지는 날이었다

 저녁먹으러 잠깐 학교 들어왔는데 너무 따뜻해서 행복했다.

그래도 대회 있는 날은 저녁 먹고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버스타고 떠나기 때문에

자유시간이 길어서 좋다!!!

저녁은 또 그 요상한 카우존?아직도 이름을 모르는 정체불명의 그 미국음식ㅋㅋㅋㅋㅋㅋㅋ

뒤에는 알리사랑 제프..한달 전부터 계속 문자로 밀당하더니 결국 사귄다.

마칭밴드 애들 디렉터 빼고도 100명은 넘는데 그 중에 커플 진짜 적어도 30쌍은 있을듯ㅠㅠㅠ

난 모태솔로 외롭지아나!!!!!!라고 주문을 걸어본다.....또르르.....

버스에 타자마자 온몸에 한기가 쫙 느껴져서 뭔가 심상치 않다 했더니

대회장에 도착하니까 또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했다.

워밍업도 제대로 못하고 버스에서 대기하다가 겨우 삼사십 분 연습하고 차례가 되서 바로 필드로 나갔다.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유니폼 입으면 다들 덥다고 모자에 찬 땀 닦느라 난리들이었는데

오늘은 무슨놈의 유니폼이 이렇게 얇냐고ㅋㅋㅋㅋ

유니폼 안에는 만약을 위해 검은색 바지와 흰 티셔츠를 입어야 해서

아무리 따뜻하게 입어봤자 흰 티셔츠+레깅스다ㅠㅠ

그렇게 쇼를 시작했는데 처음부터 케이디가 지휘를 한 박자 늦게 시작해서 시작이 뭔가 엉거주춤했다.

그래도 음악천재 지브렐ㅋㅋㅋㅋ이 박자를 안 놓치고 지조있게 연주해 줘서 다들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쇼 마지막엔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비 때문에 앞도 제대로 안 보여서 플룻도 몇 번 놓칠뻔하고

언 손 때문에 연주도 계속 놓쳐서 아 이번대회는 정말 망했다 하고 거의 포기까지 간 상태였다.

퇴장할 때도 다들 침울했고 심지어 몇몇 여자애들은 너무 추운 나머지 울기까지 했다.

난 아침에 실컷 추웠던 덕분인지 금방 따뜻해져서 혼자 우는 애들 달래느라 힘들었다ㅋㅋㅋㅋ

버스로 달려가서 유니폼 벗어제끼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고 수상하는 거 보려고 다시 필드로 갔다.

다들 긴장도 안하고 그냥 주저앉아서 편한 마음으로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근데 이게 왠일인가 우리가 1위를 한 것이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으엥?????

네셔널 1위!!!!대망의 1위!!!!!

추위 때문에 평소 실력 발휘 못한 건 우리만이 아니었나보다 하기엔 참가학교가 너무 많았고

그냥 에라모르겠다 하고 park and bark(그냥 정신놓고 춤추는 부분)도 미친듯이 하고

마지막 대망의 Fly over도 컬러가드 애들이 오기로 이악물고 깃발들고 날다시피 달려서

심판들이 꽤 좋게 봤다보다.......라고 생각하기로 했다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다들 행복한 기분으로 캔디그램 까먹으면서 버스에 올라탔다.

돌아오는 길에는 겜블이 엠피쓰리 같이 듣자고 해서 겜블 옆에 앉아서 왔는데 진짜 재밌었다.

솔직히 처음엔 흑인애들 무서웠었는데 겜블이 엄청난 친화력과 배려심으로 나한테 너무 잘 해 줘서

지금은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같이 잘 논다ㅋㅋㅋㅋ

내 엠피쓰리 보더니 What kinda phone is that?하길래 이거 엠피쓰리라고 핸드폰 아니라고 했더니

진짜 도무지 알아들을 수 없는 슬랭 계속 쓰면서 so cool하다고ㅋㅋㅋㅋ

곡 목록 쭉쭉 내리다가 1000miles 보더니 자기가 제일 사랑하는 영화가 화이트칙스라면서

립씽크를 하는데 진짜 영화랑 싱크로율 100%였다ㅋㅋㅋㅋㅋㅋ

팀버랜드, 슬립낫, 에이콘, 에미넴, 에스텔, 포트마이너, 칸예, 린킨파크, 루다크리스, 티페인,

네요, 켈리로랜드, 라디오헤드, 타히티80, 테이크댓, 더킬러스, 더스크립트, 바우터하멜 등등

내 취향이 워낙 중구난방으로 다양해서인지 겜블이 자기 아는 노래가 너무 많다면서 좋아했다.

특히 론리아일랜드 전곡 있는 거 보고 진짜 박장대소하면서 지브렐이랑 맷한테 이것좀 보라면서 보여줘서

얼떨결에 다같이 암온어보트, 딕인어박스 떼창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재밌었다. 특히 맷이 프리스타일 랩을 진짜 맛깔나게 잘해서 벤이나 겜블이 옆에서 비트박스 넣어주면

바로 콘서트장으로 변하는 느낌ㅋㅋㅋㅋㅋㅋㅋㅋ정말 신선한 경험이다 재밌다

오늘 정말 체감온도 6~7도+비바람때문에 너무너무너무 고통스럽게 연습했지만

1위라는 큰 보상이 주어져서 행복했다^____^<3

하루종일 애들이랑 시간보내면서 정말 재미도 있었고!!

메기가 나 한국 돌아가면 꼭 놀러갈 거라면서 자기 가면 서울 구경시켜달라고 간절히 부탁했다ㅋㅋㅋ

생각해본 적 없었는데 미국애들 한국에 놀러온다면 정말 제대로 관광시켜 줄 수 있을 것 같다.

일본애들 인도네시아애들 가이드 해 본 경험으로ㅋㅋㅋㅋㅋㅋㅋ

학교 때문에 중구, 종로구는 정말 집앞같은 느낌이라서 눈감고도 길 찾아다닐 수 있을 지경..

맘 같아선 마칭밴드 애들, 스탭들 전원 초대하고 싶은데 누가 비행기값만 대준다면ㅠㅠㅠ

그럴 수만 있으면 진짜 너무너무너무 행복할 것 같다!

특히 우리 호스트가족! 궁 사진 몇 장만 보여줘도 껌뻑 넘어간다ㅋㅋㅋㅋㅋㅋ

이렇게 사진, 동영상 보여주는 것도 너무 행복하고 좋은데 진짜 한국을 보여줄 수 있으면 그보다 좋을 수가 없을 것 같다.

어쨌든 내일은 좀 쉴 수 있을 것 같아서 오늘은 오랜만에 영화나 보다가 늦게 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