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홈커밍 퍼레이드가 있는 날이었다.

또 새벽바람에 나가서 연습하고 퍼레이드가 열리는 시내로 나갔다.

쇼는 수없이 했지만 퍼레이드는 전혀 처음이라서 긴장도 되고 어떨까 기대되기도 했다.

사실 난 퍼레이드 음악을 몰랐기 때문에 며칠 전부터 연습했어야 했는데

악보 가져오기로 한 로렌이 자꾸 까먹는 바람에 퍼레이드 시작장소에 가서야 허둥지둥 음악을 외우게 되어버렸다! :(

그래도 생각보다 길지 않아서 15분만에 외웠더니 로렌이랑 디렉터들이 다 난리가 났다ㅋㅋㅋㅋㅋㅋ

너 음대가야 된다고 오바하는데 정말 민망했다. 미국 오기 전에 다 잊어버렸던 플룻 허둥지둥 배워 온 건데

이렇게 유용하게 써먹게 될 줄은 몰랐다ㅋㅋㅋ게다가 실력도 나날이 늘고 있으니 정말 마칭밴드는 나한테 플러스인 것 같다!

퍼레이드가 시작되고 행렬의 머리인 마칭밴드가 사전에 교통통제가 된 도로로 나섰다.

드럼라인이 반주를 넣고 Brass와 Woodwinds가 연주를 한 뒤 쭉 행진을 하고

그 사이엔 드럼라인 솔로, 또 연주, 솔로, 연주 이런 식으로 진행되었다.

처음엔 진짜 신나고 롯데월드 이런 데서만 보던 퍼레이드 행렬에 내가 끼어있다니 하고 뿌듯했는데

한 이십 분쯤 지나니까 다리도 아프고 덥고 힘들어졌다ㅋㅋㅋㅋ

그래도 양 옆 거리에 쭉 늘어선 인파가 우릴 보고 열심히 사진도 찍고 손도 흔들고 하는 걸 보니까

힘이 솟아나는 기분^0^

우리가 맨 앞이라 뒤에 행렬이 얼마나 더 따라오는지 알지도 못했는데 끝에 도착하고 나서 돌아보니까

치어리더 애들, 풋볼선수들, 기타등등 운동부 애들, 갖은 종류의 자동차들, 심지어 옥수수 재배하시는 분들까지

별의 별 사람들이 다 따라오고 있었다ㅋㅋㅋㅋㅋ

퍼레이드가 끝나고 한숨을 돌리면서 이렇게 오래 하는 건 줄 몰랐다고 하니까

애들이 다 너가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이게 우리가 하는 퍼레이드들 중에 가장 짧은 거라고ㅋㅋㅋㅋㅋㅋㅋㅋ

난 정말 재미있었는데 연륜이 좀 있는 애들은 지긋지긋하다는 표정이었다ㅋㅋㅋㅋㅋ

정말 쇼도 재밌지만 퍼레이드는 더 재밌는 것 같다!

구경하는 사람들 신난 표정도 가까이서 볼 수 있고, 배에 힘 잔뜩 주고 발꿈치 들고 뒤로 마칭할 일도 없고 X(ㅋㅋㅋ

 

 

퍼레이드가 모두 끝나고 에이미, 알리사, 레이첼이랑 퍼블릿 마켓에 갔다.

그냥 뭐 시장같은 곳인데 사람들도 바글바글하고 동네 자체가 약간 소득수준이 낮은 곳이라고 조심해야 한대서

지갑도 배에 넣고 다니고..길거리 음식 먹다가 장바구니 내 뒤에 놨다고 알리사한테 잔소리 들었다ㅋㅋㅋ

신기한 것도 많고 맛있는 것도 많고 정말 재밌었다.

완전 따뜻한 모자 10달러에 건지고 곧 다가올 할로윈 기념으로 호박모양 자석도 사고!

 

그렇게 구경하다가 집으로 돌아와서 페이스북을 확인해 보니 새라한테서 메세지가 와 있었다.

홈커밍댄스를 가자는데 난 밤에 홈커밍 기념 풋볼경기 하프타임 축하쇼를 해야 해서ㅠㅠ어쩔 수 없이 못 간다고 했다.

홈커밍 뭐 가고는 싶었지만 규모도 작은 것 같고..난 프롬이랑 시니어댄스를 기대하고 있기 때문에^0^

집에서 애들이랑 뒹굴거리고 한국에서 찍었던 내 사진들 잔뜩 보여주고 놀다가 시간이 되서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학교로 갔다.

 

지금껏 했던 쇼들은 전부 디렉터+학부모들 앞에서 한 쇼 아니면 대회에서 했던 쇼들뿐이었기 때문에

학교 애들 앞에서 하는 건 처음이었다! :D

그래서인지 더 긴장도 됐지만 아는 애들이 잘하라고 응원해 주고 맛있는 것도 사줘서 정말 즐기면서 할 수 있었다.

끝나고 호맘이 하는 말이 앞에 앉은 남자애들이 쇼 도중에 너무 시끄럽게 떠들길래 주의를 줬는데도

계속 떠들어서 화가 났는데 찰리채플린 파트가 끝나고 드럼라인 솔로가 시작되니까

그 중 한 남자애가 Damn! They're good!이라고 했다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웃기면서도 뿌듯했다ㅋㅋㅋㅋㅋㅋ

 

 

그렇게 쇼가 끝나고 지친 몸을 끌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즐긴 신나는 하루였던 것 같다.

퍼블릭 마켓에서 돌아오는 길에 들린 사보이아라는 케익전문점에서 먹었던

 레드벨벳 컵케익도 진짜..천국의 맛이었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먹은 컵케익 상위5위 안에 들듯..^0^ㅋㅋㅋㅋㅋㅋㅋㅋ

 

어쨌든 퍼레이드라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제일 좋았다

 

 

 

 

 

 

+) 웹스터 지역신문에 실린 홈커밍 퍼레이드!

스탭이 신문 카피한 거 나눠주길래 얼떨결에 받았는데

웹스터 하이스쿨 마칭밴드라는 사진 정가운데 내가 있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플룻이 甲ㅋㅋㅋㅋㅋ안그래도 항상 젤 앞에 서는 플룻인데

전체 행렬의 맨 앞줄이었으니...게다가 나 키 작다고 맨 앞에 세워놨으니 내가 찍힌 건 우연도 아니다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신문에 사진나왔다는 게 정말 기분좋았다^0^

인도네시아 지역신문 나오고 나서 두번째로 외국언론ㅋㅋㅋㅋㅋ탄 듯ㅋㅋ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