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 말은 많은데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 진 모르겠고...

컴퓨터 앞에 앉아 매번 비슷한 말을 썼다 지웠다 반복하는 지금의 내 모습이 작년 이 맘때의 내 모습과 겹쳐지니 어딘가 묘한 기분이 든다. 일년 하고도 조금 더 된 작년 3월, 미국 공립 교환학생이 되기로 결심한 나는 미국재단으로 보낼 서류를 작성하는데에 여념이 없었다. 서류를 접수하고 배정이 나기를 기다리는 5개월동안 나는 혼자서 정말 많은 생각..이라기 보다도 상상을 했었다. 미국 학교 생활은 어떨까, 호스트 가족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아니, 배정조차 안나서 아예 미국은 가보지도 못하는 거 아냐?, 에 이르기까지. 아마 지금 한국에서 미국 교환학생이 되고자하는 친구들이 모두 하는 생각들이지 않나 싶다. 그 때 그런 나의 막연한 상상들을 '계획' 으로 바꾸는데에 선배 교환학생들의 체험담들이 큰 도움이 되었기에 나도 오늘부터 열심히 체험담을 써보려고 한다.

우선 '미국에 오기 전에, 혹은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보고 싶다. 우선 미국에 오기 전에 모두가 걱정하는 영어 실력보다도 더 갖추어야 할 건 미국이라는 나라를 바라보는 긍정적인 태도라고 본다. 솔직히 말해서 미국에 오기 전 나는 미국 문화에 별 관심이 없었다. 미국온지 8개월이 다 되어서야 Glee라는 미국 드라마에 빠져서 미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나는 내가 왜 진작 미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한다. 미국 문화에 관심이 생기면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해서 더 알고자 하는 마음도 생기고 그러면 가끔은 지겹고 따분하게 느껴지는 미국생활도 재밌게 느껴진다. 혹시 지금 '아.. 나는 미국 문화에 대해 별로 아는 것도 없고, 알고 싶은 것도 없고.. 그냥 영어 공부나 하러 미국 가보지 뭐..' 하는 생각으로 안이하게 한국에서 마음편히 학교 다니는 예비 교환학생들이 있다면 정기고사가 끝난 후 밀린 예능프로들이나 한국 드라마를 챙겨보는 대신 미국 드라마나 영화를 보며 미국 문화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추천한다.

그리고 한가지 더 내가 진작에 알았더라면 좋았을거고, 또 예비 교환학생들이 알았으면 하는 건 '한국말' 에 대한거다. 무조건적으로 영어실력 증진을 위해 한국말을 쓰지마라, 하는 식의 조언은 다이어트에 비유하자면 살을 빼야되니깐 아예 먹지를 말아라, 하는 것과 같다. 굶어서 살을 빼면 요요가 오는 것처럼 한국말을 안쓰려고 지나치게 애쓰다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슬럼프가 오는 경우도 있다. 바로 내가 그랬다. 그렇다고 무분별하게 한국 드라마며 예능이며 매회 다운로드해서 보는 열혈 시청자..가 되어서도 안된다. 한국말은 가족들에게, 또는 가까운 친척, 친구들에게 정기적으로 연락해서 담소를 나누는 정도로만 사용한다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우리에겐 '페북' 으로 더 친숙한 facebook에 대한 얘기를 하고싶다. 요즘은 한국에서도 페북을 많이 하는 추세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법 하지만, 페북은 미국의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다. 쉽게 말하자면 미국의 싸이월드 정도? 나는 미국에 오기 전부터 페북을 통해서 호스트 시스터들과 채팅을 하며 서로에 대해 알아갈 수 있었고 미국에 오고나서도 학교 친구들, 교회 친구들, 그 외에도 미국에서 만난 수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었다. (번역기를 사용한 어설픈 문장이지만 가끔씩 이렇게 한국말로 wall post를 남겨주는 마음씨 따뜻한 친구들도 있고!)

비록 지금은 신경 써야 할 다른 일들이 더 많아서 잠시 페북을 비활성화 하긴 했지만 페북은 정말 미국 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고 할 수 있겠다. 내가 속한 학교의 클럽 중 하나인 spring sing team도 facebook group page를 통해 주요 공지사항을 매주 전달할만큼 페북은 모든 학생, 모든 사람들에게 보편화 되어있으니깐 혹시 아직 페북 회원이 아닌 예비 교환학생들은 꼭! 페북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정말 이러고보니 무슨 내가 페북 홍보대사라도 된 기분이지만 덧붙이자면 나는 우리 엄마 아빠도 페이스북에 가입하시라고 졸라서 두 분 다 내 사진과 동영상, status들을 볼 수 있으시고 나와 종종 메시지도 주고 받으신다. 페북은 정말 이모저모로 꼭 필요한 아이가 아닐 수 없다. '부모님과의 소통' 하니 생각난건데 skype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skype에 가입하여 접속하면 한국에 계신 부모님과 무료로 영상통화, 음성통화를 할 수 있다. 시간을 맞춰 접속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skype도 페북 버금가는 좋은 소통 수단이다. 그렇다고 매일같이 컴퓨터 붙들고 앉아서 엄마 아빠랑만 얘기하면 호스트 가족이 별로 달갑게 여기지 않을 뿐더러 한국말을 너무 많이 쓰게 될 테니까 적당한 선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오늘은 크게 내 경험을 토대로 미국 오기 전, 혹은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알아두면 좋을 것들 세가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앞으로 꾸준히 미국의 학교생활, 호스트 가족과의 생활, 홈커밍 댄스, 농구게임, 나의 일상 등과 관련된 체험담을 쓰도록 노력할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