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노래하는 걸 정말 좋아한다. 정말로. 많이. 엄청. 이런 형용사들을 전부 다 갖다 붙여도 모자랄만큼 내가 좋아하는 게 성악이다. 그치만 중학교 2학년 때 이후로는 공부하느라 도무지 짬을 낼 수가 없어서 성악을 그만두게 됐고 그렇게 좋아하던 성악도 몇 년간은 잊고 사는 듯 싶었다. 근데 미국에 와서 정말 제 2의 전성기(?)를 맞은 것 마냥 노래를 하고 있어서 너무 행복하다. 우선 나는 7교시 수업으로 choir를 듣는데, 정말 이 시간이 하루에서 제일 행복한 시간이다. 선생님 인품도 너무 좋으시고, 수 십명의 학생들을 동시에 가르치셔야 한다는 한계가 있지만 그래두 개인 레슨 선생님 못지 않게 정말 잘 가르쳐 주신다.

아무튼, 지난 1학기가 끝나갈 무렵, 우리 choir class 에 조교로 있는 졸업반 한 여학생이 spring sing team에 대한 소개를 하기 시작했다. spring sing team은 몇 년 전 자동차 사고로 목숨을 잃은 choir member중의 한 명을 기리기 위해, 또 졸업반의 장학금 모금을 위해 봉사하는 아카펠라 그룹이다. 학기 말에는 남자팀과 여자팀으로 나뉘어서 대회도 연다는 말에 나는 귀가 솔깃해서 try out을 하게 되었다. 결국 나는 try out에 합격했고, 몇 달 전부터 방과후 일주일에 두 번 한시간 씩 spring sing team 친구들과 연습을 하게 되었다. 대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요즘은 일주일에 최소 5번씩 하루 두 세시간 이상을 방과후에 연습을 하는데, 피곤하긴 해도 너무 재밌다. 친구들도 훨씬 더 많이 사귈 수 있게 되었고, 나보다 잘하는 친구들한테서 노래도 더 배울 수 있게 되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가해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도 중요하고, 방과후에 집에와서 책을 읽거나 수학 문제를 푸는 것도 중요하다. 근데 그 모든 것들을 다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스트레스 받지 않고 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공부는 장기전이니까. 그런 나에게 spring sing team은 정말 좋은 돌파구이자 활력소가 되어주고 있는 거 같다. 사실 spring sing team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도 없지는 않다. 대회에서 잘 해야 된다는 부담감도 있고, 공연 때 사람들이 많이 와서 장학금 모금을 많이 해야한다는 부담감도 있고. 하지만 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이왕 하는 거 즐기면서 하려고 한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