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정말 놀라운 거 같다. 인류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해도 모자라지 않을 정도로! 그만큼 언어는 정말 많은 걸 담고 있고, 또 반영 하는데, 언어가 반영하는 것들 중 하나가 그 나라의 '문화' 이다. 그 중에서도 미국 사람들의 '살아있는 생활' 을 가장 잘 반영하는 건 바로 미국의 슬랭(Slang)이 아닐까 싶다. 혹시 슬랭이 뭔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간단히 설명하자면, 슬랭은 '비속어', 더 나아가서는 '은어' 까지 포함한다.
처음 미국에 와서, 더 정확히 말하자면 미국 '학교'에 와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슬랭들을 익혀야 한다는 점이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요즘 학생들이 많이 쓰는 말들을 익혀야 하는 것과 다름 없었는데, 처음에는 정말 애들이 대체 뭐에 대한 얘기를 하고 있는 건지 감을 못잡아서 해멨는데, 다행이 같이 점심을 먹던(지금은 더 이상 같이 먹을 수 없게 됐지만) 브랜든이라는 정말 세상에서 제일 착하고 다정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친구 덕분에 거의 모든(?ㅎㅎ) 슬랭을 섭렵할 수 있게 되었다.
내가 슬랭을 하나 둘 알아가며 페이스북이며, 일상 대화에서 배운 슬랭들을 열심히 써먹을 때마다 친구들은 그게 그렇게 재밌고 신기할 수가 없다고 다시 해보라고 하며 슬랭들을 더 열심히 알려주기 시작했다. 영어시간 스터디 그룹 친구들은 심지어 슬랭 '리스트'를 만들어주며 일주일에 한 번 씩 단어시험을 보겠다며 나한테 슬랭을 가르치려고 엄청 노력을 했었다.
자기 자신들을 스스로 'Slang Teachers'라고 칭하며 열심히 알려주며 얼른 따라해보라고 재촉하는 모습이 얼마나 귀엽던지!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고맙다 다들...

만약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예비 교환학생들이 있다면, 미국에 가서 친구들한테 열심히 슬랭을 알려달라고 졸라보길 바란다. 미국 사람들은 이렇다, 저렇다 하며 섣불리 일반화를 해서는 안되지만, 내 경험에 비추어봤을 때 대부분의 미국 친구들은 무엇인가 자기들이 더 잘하는 걸 알려달라고 부탁했을 때 거절하지 않는다.
오히려 기분 좋아하면서 좋다고 알려준다. (이 얘기는 정말로 오리엔테이션 때 한 선배가 해주셨다.) formal한 대화에서 쓰기에는 무리가 있지만, 그래도 친구들끼리 수다떨 때 없어서는 안 될 게 바로 슬랭이다. 슬랭을 배우면서 (배운다기보다도 익히면서!) 미국의 문화가 어떤 식으로 반영되는 지도 알아볼 수 있는데, 그게 바로 교환학생으로서 우리가 꼭 해야할 일들 중 하나이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