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다녀오면 서울대 갈 수 있을까?

지난 주부터 지방에서 주최하는 교환학생 세미나를 다니면서 또다른 흥미로운 현상을 보고 왔다.

교환학생을 바라보는 관점의 차이 같은 것을 느꼈다.

어떤 지역에서는 교환학생을 다녀온 후의 대학입시 진로에 대하여 매우 민감하다. 또 어떤 지역에서는 교환학생 그 자체로서 얻어 오는 가치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질문을 하면서, 대학 입시에 관해서는 오히려 초연함을 보여서 놀라웠다.

교환학생 다녀오면 국내 입시 득이 될까?

서울 근교에서 진행된 교환학생 세미나에 참석한 학부형들이 많이 질문한 내용 중 하나가 귀국 후 학업에 도움이 되나 하는 부분이었다. 교환학생을 다녀온 후 외국어고 등 특목고로 편입할 수 있는 가능성, 교환학생을 다녀온 후 유급을 할 것인가? 상급학년으로 진학할 것인가? 하는 부분에 대한 고민이 많아 보였다. 정답은 없다. 다 본인의 의지에 달려 있다. 특목고로 편입한 학생도 많았고, 유급한 학생, 상급학년으로 진학한 학생 등 다양한 진로를 보였기 때문에 어떤 선택이 유리하다고 답하기 어렵다. 다만 힌트를 주자면 교환학생 출신 중 상위권대학에 진학한 학생 중 유급했던 학생비율이 높았다.

서울대 진학보다는 글로벌 한 인생이 중요하다

놀랍게도 거제, 창원에서 진행된 지방설명회에 참석한 많은 학부형들이 교환학생 후 진학에 관하여 더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즉, 교환학생 다녀온 후 국내 학업에 미칠 영향에 대하여 그다지 고민이 많지 않았다. 당연히 영어는 향상될 것이고, 국어나 수학은 돌아온 후 다시 따라가려면 나름대로 힘들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오히려 교환학생 다녀오는 그 자체의 가치에 힘을 실어 주고 있었다. 즉, 우리 아이는 영어만큼은 유창하게 구사하게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 어린 시절 유학을 못 떠난 게 아쉽지만 교환학생은 유창한 영어를 습득하기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여긴다. 그리고, 아이가 살아갈 미래 세상에 서울대 학벌보다 영어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여기는 분이 많았다.

삼성의 채용방식 변화가 의미하는 바

얼마 전 발표된 삼성의 새 채용계획-수시채용, 총장추천제- 등은 고도성장기의 정기공채 방식을 벗어나 수시로 필요한 인재를 유연하게 채용하는 선진국 방식으로의 변화를 의미한다. 고도성장기 –산업사회의 인재상은 학벌, 인맥 아래 단단히 묶인 충성형 인간, 순종형 인간이었다. 그 때는 총수가 정한 기업방향을 말없이 충실히 끌고 갈 사람이 필요했다. 그런 사람이 승진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 삼성은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애플과 경쟁하고 있다. 그들과의 경쟁은 매 순간 아이디어 싸움이다. 스마트폰에 한발 늦은 노키아의 퇴보를 보면 알 수 있다. 지금 이 순간, 스마트폰 세계 1위로 등극한 삼성이지만 내일이면 금새 그 자리를 내 놓을 수 있다. 총수의 지시를 충성스럽게 섬기는 간부가 필요한 게 아니라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글로벌 경쟁환경에서 언어적 장벽 없이 내놓을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한 세상이다.  단순히 학벌로 채용되는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서울대 가는 것 보다 중요한 게 무엇일지 다같이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