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교환학생 프로그램 다녀와보니...

미국 교환학생 프로그램은 일반유학보다 저렴하면서 문화체험도 할 수 있고, 미 국무부 주관으로 진행돼 믿을 수 있다. 교환학생은 공사립학교를 다니며 미국 중산층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오는 9월 학기 입학을 앞두고 유학관련 업체에는 이에 대한 문의가 꾸준히 늘고 있다. 교환학생은 학생의 태도와 자세에 따라 성공할 수도 실패할 수도 있지만, 성공적으로 미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친 학생들은 "영어실력이 늘었을 뿐 아니라 공부에 대한 자세도 바뀌었고, 특히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 중위권으로 상위권으로 성적 향상

서울 보성고 1학년 박동환군은 지난 기말고사 성적표를 받고 뛸듯이 기뻤다. 전교등수로 국어 11등, 영어 9등 등 최상위권의 성적을 받았기 때문이다.

박군은 "중학교 때 전교 200등에 불과했지만, 미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다녀온 후 공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지면서 성적이 크게 올랐다"고 말했다.

박군은 2008년 9월 미 교환학생에 참가한 뒤 지난해 7월에 귀국, 서울 보성고 1학년으로 입학했다. 미 교환학생은 영어실력도 늘리고, 문화도 체험하고 싶어 참가하게 됐다. 박군이 배정된 학교는 인디애나주 노스리지 공립고교였다.

 

▲ 미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가한 박동환군이 미국친구들과 함께 있는 모습. / 맛있는유학 제공

 

 

박군은 "첫 수업에 들어갔을 때는 마치 벙어리가 된 듯했다. 미국 학생들이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너무 긴장해서 나도 모르게 한국말이 나오기도 했다"고 했다.

"한국에서는 엄마 몰래 만화를 보기도 하고, 게임을 하느라 지각하고 수업시간에 졸던, 말 그대로 꿈만 높고 노력은 하지 않는 아이였어요. 그렇지만 교환학생에 참가한 뒤 생활습관이 확 바뀌었어요. 매일 아침 6시에 일어나고, 열심히 공부하는 생활에 익숙해졌죠. 자연스럽게 영어가 들리기 시작했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한국에 오자마자 치른 텝스에서 754점을 받았다. 9월에는 780점으로, 10월에는 814점으로 올랐다. 11월에 치른 텝스에서는 840점이 나왔다.

"중3 때는 텝스도 아닌 토익이 500점도 나오지 않았어요. 그런데 교환학생으로 미국을 다녀온 뒤 텝스 840점이라는 점수를 받은 거죠. 이제는 텝스 950이라는 목표도 세웠어요. 영어뿐 아니라 내신성적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올랐습니다. 미 교환학생 프로그램에서 얻은 자신감이 제 자신을 바꾸게 한 셈이죠."

 

◆ 미 교환학생 참여 후 미시간주립대 합격

지난해 9월 미시간주립대에 입학한 박진양은 "고1 때 참가한 미국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내 인생에 가장 큰 변화를 가져다 줬다"고 말했다.

고1이던 2007년 9월, 박양은 미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가했다. 어릴 때부터 대학은 미국으로 진학하고 싶었고, 미리 미국에서 더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배우고 싶었기 때문이다.

박양은 미시간주의 마르셀러스 공립고교 10학년에 배정됐다. 처음에는 영어 때문에 수업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영어를 잘 못해서 새벽 1~2시까지 숙제만 하다가 자기 일쑤였다. 힘들었지만 오히려 미국 아이들보다 2~3배 더 열심히 공부했다. 조금씩 영어가 익숙해지고, 학교에서 수업내용이 귀에 들리기 시작하자 미국 생활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 미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참가한 박진양이 미국 친구들과 함께 있는 모습. / 맛있는유학 제공

 

 

박양은 "학교에서 스페인어처럼 쉬운 과목은 한달 만에, 어려운 과목도 4달 정도 지나니 수업내용이 잘 이해됐다. 미국 친구들도 하나둘씩 사귀면서 운동도 함께 하고, 주말엔 파티를 즐기면서 좋은 추억을 쌓아나갔다"고 말했다.

박양이 머문 호스트 가정도 좋은 역할을 해줬다. 첫 배정된 호스트 가족은 맞지 않아 1주일만 살고 다른 곳으로 옮겼다. 두 번째 호스트 가족은 박양을 정말 가족처럼 대해줬다.

"제가 한국으로 돌아갈지, 미국에서 계속 공부할지 고민하자 호스트 엄마가 자신은 한국교육방식을 잘 모른다면서 인터넷으로 한국교육에 대한 논문을 뽑아 밤늦게 읽으면서 고민해주시기까지 했어요. 사람들을 만날 때도 'my korean daughter'이라고 소개해주셨죠. 정말 제2의 가족이라고 부를 만큼 고마운 분들이에요."

결국 박양은 미 교환학생 1년 프로그램을 마친 이후에도 계속 미 고교를 다니기로 결정했다. 고교시절 계속 GAP 4.0 만점을 받았던 그녀는 지난해 미시간주립대에 당당히 합격했다.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사람에 따라 인생을 바꿔놓을 수도 있지 않나 싶어요. 활발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길 두려워하지 않으며, 자신의 목표가 뚜렷하다면 미 교환학생 프로그램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 美 교환학생 제도란...

미국 교환학생 제도는 1961년 제정된 '교육문화상호교류법'을 근거로 미국과 외국 청소년들 간의 문화교류로 상호 간의 이해를 높이고자 만들어진 미 국무부 주관 프로그램이다.

매년 세계 각국으로부터 3만여명의 청소년들이 교환학생 자격으로 참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매년 1800여명의 학생들이 교환학생에 참가한다.

참가학생은 무료 자원봉사인 홈스테이 가정에서 지내게 된다. 미 국무부 주관 프로그램인 만큼 자격요건은 매우 까다롭다. 나이는 미국 입국 시점으로 만 15~18.5세이다. 학년으로는 중3에서 고2까지가 해당된다. 학교성적은 평균 '미(70점)' 이상이고, SLEP 시험에서 50점 이상을 받아야 한다. 영어 인터뷰도 실시한다.

맛있는유학 이은희 본부장은 "미 교환학생 프로그램 참가를 원한다면 반드시 운영기관의 전문성과 신뢰성을 살펴야 한다. 또 학교 및 홈스테이 배정, 체류 기간 중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꼼꼼히 따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선일보 류재광 맛있는공부 기자(zes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