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로 대학 가는 길] 영어 자신 있다면 글로벌 전형 노려라

출처 : 2009년 4월 9일 조선일보

영어를 잘한다면 대학을 갈 수 있는 길이 다양해진다. 해외고교 출신은 물론 영어 발표능력이나 어학성적이 뛰어난 국내고교 출신 학생에게도 유리한 전형이 있기 때문이다.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등 대부분의 상위권 대학에서 시행하는 국제학부 전형 및 글로벌 전형이 바로 그것이다. 이들 전형은 공인영어성적, 면접, 서류(제2외국어성적·수상실적·자기소개서 등), 수능, 학교생활기록부 등을 전형요소에 포함한다.

대학별로 전형방법과 요소별 반영비율, 요구하는 인재상이 다르기 때문에 특목고나 일반계고 등 수험생 각각의 상황에 맞는 전형을 선택할 수 있다. 해외고교 출신자라면 공인영어성적, 영어면접, 에세이, AP를 반영하는 대학이 유리하다. 특목고 출신이라면 영어면접 구술능력과 내신을 반영하는 대학을, 일반고 출신은 AP를 요구하지 않는 대신 영어 구술능력과 논술, 수능 점수를 요구하는 대학을 공략하면 된다.

PIS 어학원 한만경 대표는 "전형요소의 비중에 따라 자신에게 유리한 전형을 찾아 전략적으로 대비해야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며 "iBT, AP, SAT 등 제출 자료의 성적을 미리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 일러스트=정인성 기자 1008is@chosun.com ◆국제학부 전형 지원전략

―해외고교 출신

국제학부 전형은 대부분 해외고교 출신자에게 유리하다. 고려대와 한양대 국제학부 전형은 최고 수준의 토플, 토익, 텝스 성적을 요구한다. 고려대는 또 국내 고교 출신자들에게는 생소한 AP과목을 제출할 것을 추가로 요구하고, 공인영어성적과 AP과목 중 가장 높은 성적을 1단계에 90% 반영한다. 2단계에서 두 학교 모두 영어면접과 에세이를 전형한다.

―특목고 출신

특목고 출신자들은 연세대와 이화여대에 도전해볼 만하다. 연세대와 이화여대 역시 1단계는 서류전형, 2단계에서는 영어면접 구술시험을 치른다. 1단계에서 전형하는 내신과 생활기록부 등의 요소는 다소 일반고교 지원자에게 유리하게 적용될 수 있다. 2단계 영어면접은 영어를 생활화했거나 외국어 특수 교육을 받은 사람들에게 유리해 특목고 출신자들이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국내 일반 고교 출신

내신과 수능점수가 우수한 국내 일반 고교 출신 학생이라면 연세대 국제전형을 노려볼 만하다. AP과목을 요구하지 않고 국어, 영어, 수학, 사회, 과학 관련과목의 석차백분율로 내신을 반영해 상대적으로 국내 일반고교 출신자에게 유리하다. 단, 2단계 영어면접 구술시험에서 외고 출신자나 특목고 출신자에게 뒤처지지 않기 위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글로벌 전형 지원전략

―해외고교 출신

외국의 고교 출신자라면 국내 고교 출신자보다 문학 및 한국어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우선 한글논술이나 면접을 반영하는 대학을 피하고 심층영어면접을 전형하는 대학을 공략하자. 아예 외국고교 출신자만 지원이 가능한 대학을 노리는 것도 좋다.

서강대 알바트로스 전형이나 한양대 글로벌 한양 전형은 심층영어면접을, 중앙대 글로벌리더 전형은 영어 학업적성면접으로 전형한다.

서강대 알바트로스 전형은 비영어권 고교 출신자도 도전해볼 만하다. 서류로 1단계 선발 후 2단계에서 심층영어면접을 전형하는데 서류는 토플이나 독일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성적을 반영한다. 2단계 심층영어면접에서도 국제문화계Ⅱ에 지원할 경우 영어, 독어, 프랑스어, 중국어 중 선택해서 면접을 볼 수 있다.

한양대 글로벌 한양 전형은 학생부 40%, 서류 60%로 1단계 선발 후 1단계 50%, 심층면접 50%로 전형한다. 동점자가 발생할 경우 심층면접에 우선순위에 두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외국 고교출신에게 유리하다.

중앙대 글로벌리더 전형은 1단계를 어학성적 100%로 선발한 후 2단계 면접을 제시된 영어지문과 주제에 대한 프레젠테이션이 진행되기 때문에 높은 영어실력이 필요하다. 고려대 WORLD KU 전형은 외국 소재 정규 고교 전 과정 졸업(혹은 졸업예정)자만 지원할 수 있다. 서류(SAT1, ACT, IB Diploma, A-LEVEL 성적 혹은 소재하고 있는 국가의 고교 졸업자격시험 혹은 대학입학자격시험 성적)50%, 고교 성적 50%를 반영한다.

―특목고 출신

특목고 출신자라면 영어성적 반영비율이 높지만, 해외고교 출신자에게 불리한 전형을 노려야 한다.

이화여대 이화글로벌인재 전형은 영어 및 제2외국어(독일어,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공인영어 성적이 우수한 학생에게 유리한 전형이다. 학교생활기록부 30%, 증빙서류 50%, 구술·면접 20%로 전형한다. 인문과학부, 사회과학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육학과, 유아교육과, 초등교육과, 교육공학과, 특수교육과, 사회생활학과, 국어교육과, 경영학부, 국제사무학과 등의 지원자는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적용하므로 특목고 출신자가 유리하다. 단 글로벌전형 합격자 중 상위 50%는 수능 최저등급제한이 면제돼 수능이 약한 해외고교출신자들에게도 유리할 수 있다.

연세대 글로벌 리더 전형은 국내 정규 고교 학교생활기록부 교과학습발달상황에 기재된 외국어 및 외국어에 관한 교과 또는 국제 전문교과의 이수단위 합계가 58단위 이상이어야 한다.

―국내 일반고교 출신

국내 일반고교 출신자라면 지원 자격이 까다롭지 않고 논술이나 면접을 전형하는 대학을 노려보자.

고려대는 2010학년도부터 서류전형에서 AP 성적이 제외되고 논술 반영비율도 40%로 큰 비중을 차지하므로 외국고교 출신자에게 상당히 불리하다. 게다가 동점자 발생 시 논술, 서류 성적순으로 합격자를 선발하므로 영어뿐 아니라 문학 능력이 뛰어난 일반 고교 출신자가 유리하다.

입학 사정에 수능 최저등급이 포함된 연세대나 이대를 공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성균관대 글로벌 경영 전형의 경우 토플 CBT 250점, 토익(국내) 900점, 텝스 800점 이상인 자로 지원을 제한하지만 타 대학보다 지원자격 요건이 까다롭지 않고 토익 점수도 반영하므로 국내 일반고교 출신자도 지원해볼 만하다.